세금 잘내는 사람이 봉사도 잘하더라…’아름다운 납세자’ 30명 명예의 전당에

세금 잘내는 사람이 봉사도 잘하더라…`아름다운 납세자` 30명 명예의 전당에 – 매일경제

국세청, 성실납세자 홍보관 제막

입국자 격리에 병원 빌려준
사천시 승연의료재단 이사장
단양 기부천사 여사장님
생활가전 기부 중소기업 등
“당연히 해야할 일 했을 뿐”

“의술이 사람의 몸에 피와 숨결을 통하게 하는 기술이라면 세금은 사회에 피와 숨결을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사회 곳곳의 어려운 곳을 치료해준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이승연 승연의료재단 이사장(61)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조세박물관에 있는 ‘아름다운 납세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국세청은 코로나19 극복에 헌신했거나 취약 계층을 도운 성실 납세자 30명을 찾아 포상하고 전용 홍보관을 꾸미며 제막식을 가졌다.

이 이사장은 올 초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경남 사천 삼천포서울병원 사옥을 선뜻 정부에 해외 입국자 격리시설로 내줬다. 자체 감염관리팀을 편성해 감염병 지역 차단에도 앞장섰다.

성실 납세자 대표로 제막식에 참석한 그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병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이 이사장은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는 우리 국민을 돕는 일”이라며 “이를 중국 사람이 해줄 거냐 일본 사람이 해줄 거냐”고 되물었다.

그는 2006년 ‘의료 오지’ 사천에 병원을 세운 후 지역 어업인과 노약계층에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면서 저소득층·다문화가족에도 기부 활동을 이어갔다. 2009년부터는 해외로 눈길을 돌려 필리핀 등으로 해외 의료봉사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8개월간 쉬지 않고 감압 치료에 나서 잠수사들을 완치시킨 일화로 이름을 알렸다.

돈에 대해 그는 ‘내가 좇을 게 아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이 이사장은 “아파서 오는 분들이 먹고 자며 치료받는 곳이 병원”이라며 “아무리 병원 환경이 잘 갖춰져도 아픈 상황에 만족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 활동해 번 돈은 기술, 시설, 인력에 투자해 최대한 환자들의 눈높이를 따라잡는 데 쓰는 게 마땅하다”며 “환자가 불편해하면 돈을 많이 벌어도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1986년 대한적십자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의료계에 발을 디뎠다. 1992년부터 12년간 경남 통영 적십자병원 책임자로 일하며 자기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는 “연공서열 문화가 강한 공공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정말 열심히 하는 직원에게 보상할 수 있는 여지가 적었다”며 “잘하는 사람이 잘되는 병원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지인들과 뜻을 모아 병원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맨주먹으로 시작했지만 꼼꼼한 치료에 입소문이 나며 지금은 300여 병상을 갖춘 서부경남 지역 거점병원으로 거듭났다.

충북 단양 ‘기부 천사’로 통하는 이옥자 장다리 마늘약선 대표(59)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 대표는 지역 특산물인 마늘을 활용한 음식을 개발해 지역 경제를 살리면서 무료 급식, 연탄나눔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나서며 선행을 이어갔다.

가전업체 라헨느코리아를 이끄는 박근영 대표(39)는 자사 생활가전 제품을 취약계층에 기부하면서 사단법인 독도사랑 운동본부를 적극적으로 후원해 아름다운 납세자 타이틀을 달았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납세자들은 세무조사 유예·대출금리 우대 등 혜택을 받게 된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납세자를 지속적으로 찾아 나눔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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